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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경험한 외로움, 치매 위험 41% 높인다
中 수도의과대학 연구팀, 1만 3,592명 대상 7년 추적
어릴 때 외로움 경험한 성인, 치매 위험 1.41배 ↑
사회적 관계도 장기적인 뇌 건강에 영향... 조기 개입 필요성 제기
어린 시절 외로움이 중장년층의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고,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치매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아동기의 사회적 경험에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Wang J 등이 이끄는 중국 수도의과대학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중국 건강 및 은퇴 종단 연구(CHARLS)의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했다. 분석에는 평균 연령 58.3세의 중장년층 1만 3,592명이 포함됐으며, 이 중 인지 기능 저하에 대한 추적 조사는 1만 8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17세 이전의 삶에 대해 면대면 인터뷰를 실시해 어린 시절 외로움 경험을 조사했다. 외로움은 '자주 외로웠는가'와 '친한 친구가 없었는가'라는 질문을 기반으로 '외로움 없음', '외로움 가능성 있음', '외로움 있음'의 세 범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어린 시절 외로움을 경험한 그룹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은 그룹보다 중·노년층 전체에서 치매에 걸릴 위험이 4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지 기능 전반이 더 빠르게 저하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일화 기억(특정 경험에 대한 기억력) 영역에서 가장 뚜렷한 감소가 관찰됐다.
더 나아가, 어린 시절과 성인기 모두에서 외로움을 경험한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2.05배(HR 2.05)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외로움이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 외로움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청소년의 사회적 접촉 기회 확대, 학교 및 지역사회의 지원 환경 조성, 외로움에 대한 정신 건강 서비스 제공 등이 효과적인 개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에 사용된 정보는 참가자의 회상에 의존한 자가 보고 방식으로 수집됐기 때문에, 기억 오류나 회상 편향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이번 연구 결과(Childhood Loneliness and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Risk in Middle-aged and Older Adults:어린 시절 외로움과 중·노년층의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는 지난 9월 국제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